웰 리빙

아침을 천천히 시작하는 일에 대하여

아침은 자주 늦게 시작된다. 알람이 울리고 눈을 뜨지만, 손은 먼저 머리맡의 전화기를 찾고, 눈은 아직 밝지도 않은 방에서 작은 화면의 빛에 먼저 닿는다. 그렇게 누운 채로 몇 분이 흐른다. 몸은 아직 잠에 반쯤 걸쳐 있는데 마음은 벌써 남의 소식과 오늘의 할 일 사이를 오가고 있다. 나는 오랫동안 이것이 아침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어느 날, 전화기를 거실에 두고 잠든 적이 있다. 다음 날 아침에는 알람 대신 창밖의 새소리에 깼고, 손에 잡히는 것이 없어서 하는 수 없이 일어나 커튼을 걷었다. 빛이 들어왔다. 그 빛 속에서 물을 한 잔 마셨다. 그것이 전부였는데, 그날 하루가 조금 다르게 흘렀다. 서두르지 않았는데도 늦지 않았고, 오후가 되어도 덜 지쳤다.

빛과 물

몸에는 하루의 리듬을 맞추는 시계가 있다고 한다. 그 시계를 매일 다시 맞추는 가장 큰 신호가 아침의 빛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그래서 일어나자마자 커튼을 걷거나 잠깐 창가에 서 있는 일은 사소해 보여도 뜻이 있다. 밤사이 잠들어 있던 몸에 지금이 낮이라고 알려 주는 것이다. 흐린 날에도 바깥의 빛은 실내 조명보다 훨씬 밝으니, 할 수 있다면 창을 열고 밖을 보는 편이 낫다.

물도 그렇다. 자는 동안 우리는 숨과 땀으로 조금씩 수분을 잃는다. 아침에 마시는 물 한 잔은 그 빈자리를 채우는 정도의 소박한 일이다. 무언가를 씻어 낸다거나 몸을 깨운다는 거창한 말은 붙이지 않아도 된다. 다만 목이 마르기 전에 천천히 마시는 첫 잔은, 그 자체로 하루를 여는 작은 의식이 된다. 커피는 그다음이어도 늦지 않다.

서두르지 않는 식탁

아침을 꼭 먹어야 하는지는 사람마다 다르고, 그날 몸의 상태에 따라서도 다르다. 그러니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떻게 먹느냐를 먼저 생각해 보고 싶다. 선 채로 삼키는 빵과 앉아서 씹는 빵은 같은 음식이 아니다. 앉아서 먹으면 배가 부른 것을 알아차릴 시간이 생기고, 씹는 동안 마음도 조금 가라앉는다. 아침에 십 분을 식탁에 앉는 일은 시간을 잃는 것이 아니라 하루의 속도를 정하는 일에 가깝다.

무엇을 먹을지는 그다음 문제다. 따뜻한 것 하나와 씹을 것 하나면 나는 충분하다고 느끼는데, 이것은 영양의 이야기가 아니라 속도의 이야기다. 뜨거운 것은 천천히 먹을 수밖에 없고, 씹어야 하는 것은 삼키는 데 시간이 든다.

같은 시각에 일어난다는 것

천천히 시작하는 아침을 지키는 가장 믿을 만한 방법은, 역설적이게도 매일 비슷한 시각에 일어나는 것이었다. 주말이라고 두어 시간을 더 자면 그날의 아침은 사라지고 오후만 남는다. 몸의 시계도 흔들린다. 일어나는 시각을 고정하면 잠드는 시각이 따라오고, 그러면 아침에 서두를 이유가 줄어든다. 성인에게 권장된다고 알려진 하룻밤 일곱 시간 이상의 잠도 대개 이 순서로 자리를 잡는다.

느린 아침은 부지런한 사람의 특권이 아니다. 오히려 몇 가지를 하지 않기로 한 사람의 몫이다. 눈뜨자마자 화면을 보지 않는 것, 커피보다 물을 먼저 마시는 것, 앉아서 먹는 것. 그리고 그 몇 가지를 매일 같은 시각에 되풀이하는 것. 아침이 천천히 시작될 때, 하루는 그렇게 조금 길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