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 리빙

잘 쉰다는 것은 무엇일까

쉬는 날이면 나는 종종 더 피곤해진다. 늦잠을 자고, 소파에 누워 화면을 넘기고, 배달 음식을 먹고, 다시 눕는다. 저녁이 되면 하루를 통째로 잃어버린 기분이 들고, 몸은 이상하게 무겁다. 분명히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쉬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오래 생각했다. 잘 쉰다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쉼과 잠은 다르다

잠은 쉼의 한 부분이지 전부는 아니다. 성인에게는 하룻밤에 일곱 시간 이상의 잠이 권장된다고 알려져 있고, 그 시간을 꾸준히 지키는 일은 분명히 중요하다. 그러나 주말에 몰아 자는 잠은 평일에 모자랐던 잠을 온전히 되돌려 주지 못한다고들 한다. 오히려 일어나는 시각이 크게 흔들리면 그다음 밤에 잠드는 일이 어려워진다. 잠은 저축이 아니라 리듬에 가깝다.

잠들기 전의 시간도 쉼에 속한다. 잠자리에서 화면을 보는 습관은 잠드는 시각을 뒤로 미루기 쉽다. 밝은 화면이 몸에 아직 낮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자기 전 한 시간쯤은 조명을 낮추고 화면을 멀리 두는 것만으로도 잠자리가 조금 달라진다. 그것은 잠을 위한 준비이면서, 하루를 닫는 쉼이기도 하다.

몸이 쉬는 것과 마음이 쉬는 것

쉼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종일 서서 일한 사람에게는 눕는 것이 쉼이지만, 종일 앉아서 화면을 본 사람에게는 오히려 걷는 것이 쉼이다. 몸을 쓴 사람은 몸을 멈춰야 하고, 마음을 쓴 사람은 마음을 멈춰야 한다. 그러니 무엇이 쉼인지는 그날 무엇을 썼는지에 달려 있다.

  • 몸의 쉼: 눕기, 가벼운 스트레칭, 따뜻한 물로 씻기, 충분한 잠.
  • 마음의 쉼: 결정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아무 목적 없는 산책.
  • 감각의 쉼: 소리와 화면을 줄인 조용한 저녁.
  • 관계의 쉼: 애쓰지 않아도 되는 사람과의 시간, 혹은 혼자 있는 시간.

내 소파의 오후가 쉼이 되지 못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몸은 누워 있었지만 마음과 눈은 화면을 따라 계속 일하고 있었던 것이다.

쉬는 데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잘 쉬는 사람은 쉬는 것을 게으름과 구별한다. 쉼은 일을 마친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이 아니라, 일을 계속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그들은 미리 쉼을 정해 둔다. 저녁 아홉 시 이후에는 일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든가, 일요일 오전은 비워 둔다든가 하는 식으로. 처음에는 그 시간이 불안하게 느껴진다.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자꾸 올라온다. 그 마음을 그냥 두고 보는 것이 쉼의 연습이다.

나는 요즘 일요일 오후에 아무것도 정하지 않는 두 시간을 둔다. 처음 몇 주는 그 시간에 청소를 하거나 밀린 답장을 썼다. 지금은 창가에 앉아 있거나 동네를 걷는다. 그것으로 무엇이 좋아졌느냐고 묻는다면, 월요일 아침이 조금 덜 무겁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정도면 충분하다.

잘 쉰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하루를 아는 일이다. 오늘 내가 무엇을 썼는지, 그래서 무엇을 멈춰야 하는지. 그것을 알면 쉼은 더 이상 잃어버린 하루가 아니라 내일로 이어지는 다리가 된다. 피로가 오래 이어지고 잠을 자도 회복되지 않는다면 그때는 혼자 애쓰기보다 의료 전문가와 상의해 볼 일이지만, 대개의 피곤은 이렇게 쉼을 다시 배우는 데서부터 조금씩 가벼워진다.